“내달부터 택시 내에서 구토하면 최고 15만원 배상해야”
서울택시조합, 여객의 책임배상기준 마련한 ‘택시운송사업 운송약관’ 변경안 서울시에서 수리통보..이달부터 적용
요금지불 않거나 도주시 당해요금+기본요금의 5배, 목적지 도착후 하차거부시 경찰서 인계시까지의 운임 및 영업손실비용 부담해야
차량·차내 기물파손시는 원상복구비용 배상

승객이 택시 내에서 구토 등 차량오염 행위를 했을 때 최고 15만원의 세차실비와 영업손실 비용을 물어내야한다. 승객이 또 무임승차와 요금지불을 거부하거나 도난·분실카드를 사용했을 경우 해당운임에다 기본요금의 5배를 배상해야 한다. 
그동안 승객의 고의 또는 과실로 택시영업에 막대한 손해가 발생해왔고 택시운송약관에는 이를 배상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 구체적인 내용이나 금액이 명시되지 않아 차량내 구토와 무임승차 등으로 손해를 입어도 근로자가 손실을 감수하거나 보상여부나 금액을 두고 승객과 택시운수종사자간 시비가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 택시운송약관 제13조(여객의 책임)를 개정, 배상범위를 사례별로 명확히 해 이러한 문제가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택시운송사업조합(이사장 오광원, 택시조합)은 이러한 내용이 포함된 ‘택시운송사업약관’을 지난 1.9일 서울시에 변경신고했고, 지난 15일 신고수리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수리된 약관은 서울시가 서울법인택시조합과 서울개인택시조합의 개정건의안(2014.10.28) 및 한국소비자원의 운송약관 검토의견을 종합하여 수정·회신(2015.1.5)한 것으로, 내달 1일부터 시행하는 것이다
먼저 택시조합은 차내 구토 등으로 택시내 오염이 있을 경우 영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현실을 고려해 배상비용을 20만원, 승객이 무임승차와 요금지불을 거부하거나 도난·분실카드를 사용했을 경우도 지하철과 버스약관 사례를 들어 기본요금의 30배 부가를 건의했으나, 서울시는 각각 ‘15만원 이내의 세차실비와 영업손실비용’과 ‘당해운임에 기본요금의 5배를 더한 금액’으로 수정했다.
택시조합은 또 택시와 차량 내에서 기물파손이 이뤄질 경우 승객이 원상복구비용을 부담하도록 하고, 목적지 도착후 하차거부로 경찰서로 갈 경우 승객이 10만원 이내에서 책임을 지도록 건의했으나 서울시는 각각 ‘원상복구비용’과 ‘경찰서 인계시까지의 운임 및 영업손실비용 부담’으로 정했다. 택시조합은 이 외에 여객에게 분실물 제공의 경우 5만원 이내의 사례비를 건의했으나, 서울시는 별도의 금액을 정하지 않고 기존대로 뒀다.
그동안 승객의 차내 구토 등 택시오염과 요금미지불 등으로 운수종사자는 영업에 심각한 손해를 입어왔으나 만취승객이 대부분임에 따라 정상적인 손해배상이 이뤄지는 경우가 드물었다. 만취승객 탑승시 목적지 도착 후에도 하차나 요금지불 거부 또는 차내 기물파손과 폭력이 발생해도 운전기사는 시간지연에 따른 2차적인 영업손실과 시비에 따른 민원신고를 우려해 손실을 감수해야만 하는 실정이었다.
실제로 서울법인택시조합이 최근 설문조사를 실시해 분석한 ‘택시운행 중 피해사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90일 동안 103개사에서 4,773명의 운수종사자가 입은 피해사례는 25,631건으로, 운수종사자 1인당 피해건수가 5건이 넘었다.
이를 전체운수종사자로 환산할 경우 3개월동안 서울택시 전체 근로자 38,194명에게 205,102건의 막대한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이는 택시근로자 1명이 2주마다 한번씩 피해 사례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에따라 앞으로 승객의 과실과 책임에 대한 배상기준이 내달부터 시행된다고 알려지면 승객과 운수종사자간 불필요한 시비를 최소화할 수 있고 승객의 책임으로 발생하는 택시영업 손실이 운수종사자의 소득감소로 이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승객들이 유의하게 돼 건전한 택시이용 문화 정착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오광원 이사장은 “택시근로자의 야간운행은 특수한 근로환경으로 노동강도가 높을 뿐만 아니라 취객운송에 따른 구토나 폭력발생 및 요금지불거부 문제 등이 끝임없이 발생해 운행기피와 승차거부 요인이 되어왔다”며 “이번 약관개정으로 근로자의 야간운행 여건이 개선되고 승객들은 택시이용문화를 개선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