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산업 이대로 둘 것인가

택시 산업의 현재를 냉철히 판단하고, 올바른 미래를 설계 해야

인천광역시택시운송사업조합 이사장 홍문표

글 싣는 순서

① 국민에게 외면받는 택시

② 택시산업은 어디로 가야

③ 우리부터 각성해야

① 국민에게 외면받는 택시

요즘들어 언론지상에 택시관련 기사들을 많이 접하게 된다. 카카오택시, 고급택시, 승차거부 단속 등 스마트폰의 대중화로 국민들은 수많은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이에 대한 반응도 즉각 나오고 있다. 하지만, 택시관련 기사들의 댓글들을 보면 대부분이 쓴소리 뿐이다. 어쩌다 우리 택시산업이 국민들에게 외면을 받게 된 것일까? 또한, 한때 택시기사가 중산층을 이룰 정도로 인기있던 직업이 어쩌다 기피직업이 된 것일까?

필자는 지난 40여년간 택시운송업체를 운영하며 가까이서 겪어온 택시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진단하고 나아가 우리 업계의 잘못은 없었는가에 대해 반성하고자 한다.

높은 수송분담율 불구, 국민에게 외면

2013년도 국토교통통계연보에 따르면 교통수단별 수송분담율은 승용차를 제외하고 택시가 버스(20%)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12.5%를 차지하고 있다. 그만큼 아직까진 많은 국민이 택시를 이용하고 있다는 것인데 현장에서 체감하는 택시 산업은 날이 갈수록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고 국민에게도 외면을 받고 있다.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쉽게 얘기하면 물가 상승에 따른 운송비용은 증가하는데 정부의 규제는 갈수록 심해지고, 이런 상황에서 수익을 내기위해 승객 서비스는 뒷전인 채 운행하게 되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이다. 그야말로 승객은 ‘할 수 없이’ 택시를 타고 있는 셈이다.

운송비용 증가, 정부 규제는 늘어나

최근 몇 개월간 국제유가의 하락으로 LPG 가격이 인하된 것을 제외하고는 택시를 운행하기 위한 자동차 가격, 부품비, 인건비, 보험료 등의 운송비용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그나마 정부에서 유가보조금, 개별소비세, 취득세 등 일부 세제혜택을 지원하고 있지만, 앞서 나열한 운송원가 상승률 및 물가상승율 등을 감안했을 때에는 턱없이 부족한 지원이다. 또한, 지자체 지원은 재정여건을 고려하여 각 지역마다 차등 지원받고 있고 이마저도 특정 현안사업에 대한 한시적인 지원일 뿐이다.

그동안 정부는 국가의 가파른 경제성장에 맞춰, 때로는 정치적인 논리에 맞춰 택시 면허권도 허가를 내주었다. 관허사업은 안전하고 편리한 여객수송을 위하여 국가에서 관리, 감독하고 육성해야 하는 것이 맞다. 따라서, 우리 업계는 버스나 철도처럼 택시도 대중교통에 포함되어 국가의 균형있는 관리와 지원을 받고 싶은 것이다. 하지만, 지난 2013년 1월 1일 택시도 대중교통의 범주에 포함되는 것을 골자로 한 ‘대중교통의 육성 및 이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대중교통법’)이 여야 국회의원 222명의 압도적 찬성 아래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였으나, 정부의 ‘혈세 낭비’라는 여론호도와 당시 이명박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결국 무산되었다.

택시가 대중교통이 아니라면 여전히 고급교통수단이다.

그러면, 정부는 택시산업이 선진국처럼 자율적인 기업활동을 할 수 있도록 쓸데없는 규제를 풀어주어야 한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규제타파’ 선언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국토부는 ‘대중교통법’의 대안으로 택시산업을 발전시킨다는 미명하에 ‘택시운송사업의 발전에 관한 법률’(이하 ‘택시발전법’)이라는 졸속 법률을 탄생시켰다. 이 법을 하나하나 뜯어보면 국토부의 반대에도 무릅쓰고 강행한 ‘대중교통법’에 대한 ‘괘씸죄’적 성격의 법률임을 알 수 있다.

몇가지를 살펴보자.

‘과잉공급 해소를 위한 감차계획 수립, 시행의무’

이는 정부가 면허권을 내주고 이제 와서 감차를 하라는 제도이다. 그것도 지역 실거래가를 무시한 1,300만원이라는 한정된 금액만 주고 나머지는 택시업계가 출연해서 추진하게 만든 구조이다.

지금 전국의 어느 한곳도 이 ‘감차사업’이 제대로 추진되고 있지 않다.

택시를 줄인다고 택시산업이 발전되는 것이 아니다. 얼마든지 수요는 창출 할 수 있다. 하지만, 자율적인 기업활동은 규제라는 현실의 장벽이 너무 높아 할 수 없을 뿐이다.

또한, ‘운송비용 전가금지 및 관련 처벌 강화’도 문제다.

이는 지역별 택시업계의 현실과 노․사간 합의한 임금협정을 도외시한 조항으로서 앞으로 ‘노․사간 큰 마찰과 다수의 고소․고발행위 발생’, ‘과태료, 감차, 면허취소 등 강력한 제재조항 적용’으로 택시산업에 전반에 큰 문제와 노사갈등이 발생할 것이다.

‘택시발전법’ 뿐만 아니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 의거 지난 1997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택시운송수입금 전액관리제」로 인한‘노사간 자율적인 임금협정 및 단체협약 체결 불가’, ‘대중교통 운임인상에 비하여 관대하지 못한 운임인상’,‘의무만 부과된 부가가치세 경감분 집행’,‘개발제한구역 내 택시 차고지 설치 제한’,‘최저임금제도 적용 불합리’ 등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들 정도로 많은 규제가 있는 것이 택시업계의 현실이다.

규제가 많은 산업은 음성화 될 가능성이 많은 것이다.

사납금제, 부당요금, 승차거부, 도급택시 등 어찌보면 택시업계에서 불법행위를 하는 것으로 치부될 수 있지만, 이는 현장의 요구를 수용하지 못한 규제로 인한 불가피한 선택이라 생각한다. 이로 인해 국민의 외면을 받는 사이 규제의 허점을 파고들어 택시산업은 대리운전업 성행으로 직격탄을 맞았고, 지금은 퇴출되었지만 ‘우버택시’가 등장하여 많은 승객이 이탈하였으며, 최근엔 렌터카에도 운전자 알선이 허용되는 등 우리업계를 위협하는 많은 유사여객운송행위가 등장하였다.

지금 택시산업은 중대한 기로에 서있다. 혹자는 ‘택시기사가 사납금 맞추느라 힘들지 택시회사 사장은 잘살지 않느냐’며 매도하는데 과거에는 그랬을지 몰라도 현재는 그렇게 운영해서는 버틸 수 없는 구조이다.

그렇다면 이런 택시산업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은 없는가? 필자는 그동안 우리업계에 몸담고 있으면서 짧은 식견이지만 나름대로 원칙을 갖고 정립한 해결방안을 다음 편에서 밝히고자 한다.